호호아줌마 27

notepad_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것들

콘텐츠 에디팅과 마케팅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다. 콘텐츠로 타깃에게 공감대를 형성, 긍정적인 반응을 만드는 것이 커머스든, 서비스든 필수인 듯. 특히 후기.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경험을 설계한다. 내러티브, 즉 서사적인, 기승전결 있는. - 제품이 고가일수록 페르소나는 조금 더 디테일하게. - 지루해 자리를 뜨지 않도록. - 점점 더 제품의 품질 하나만을 보고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담긴 이야기에 더 끌리는 것 같습니다. - 브랜드 철학, 가치관, 스토리는 있어야 한다. - 우리 브랜드의 콘텐츠의 확장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 지금의 내가 갖고 싶고 경험하고 싶게끔 후킹하는 인상적인 카피는 필수 - 광고 같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감을 주되 친밀감은 표현한다. - 브랜딩은 자기다움을 찾..

이쯤이었나, 저쯤이었던가. 더듬는 나의 유년

예전엔 고가도로가 있었지. 낡아서 덜컹거리는 버스로 고가를 넘을 때 다섯 살의 나는 오줌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을 느꼈었지. 육교도 있었는데. 나이 많은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많아서 가을이 되면 보도블럭이 보이지 않을 만큼 큰 잎사귀들로 덮혀 있었다. 꿈이였나 싶을 정도로 믿기지 않았던 경험은 그 많던 층계에서 넘어진 나를 본 아저씨가 자신의 개의 등에 나를 태워 층계의 끝 지점까지 데려다줬던 것. 이쯤이었나, 저쯤이었던가. 초점 없는 눈으로 그렇게 기억 저 먼 곳을 더듬는. 노인처럼. 설거지를 해도 씻기지 않던 밥그릇 뒤 찌들어있었던 매연처럼. 그런 시절의 서울이었어도, 유년시절은 두 손 가득 남는 것인가.

진짜 Unnie를 찾아요! MZ세대가 할매니얼에 열광하는 이유

Z세대가 할머니에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조부모의 손에 자란 경우가 많아 할머니가 익숙하고 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난 정말 존경하고 싶은, 존경할 만한 어른을 찾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떼는 말이야'라며 없는 권위를 한껏 끌어모으고 존경심을 강요하는 꼰대가 아니라 진짜 어른을 찾고 있었던 거다. 문명특급의 윤여정 배우님의 인터뷰를 보면서 그 생각은 더욱 견고해졌다. MZ세대가 아닌 나 또한, '닮고 싶은 어른'에 목말라 있었다 윤여정 배우님은 배우로서 이만한 인정을 받았으니 끝,이라며 멈추지 않았다. 어쩌면 도전이 더 어려운 나이 아닌가?? 심지어 이건 뇌의 노화에 따라 생기는 일인데. 하지만 윤여정 배우님은 한 걸음 더 내밀어 기꺼이 도전했으..

무기력하고 무료한 5월 중순

무료하고 무기력하고 약간은 우울한. 나의 문제는 에너지가 소진된 것. 외부의 문제는 동기부여가 안 되는 환경인 것. 큰 고비 없이 넘어가보자는 의지에서 한 무언가는... 시시하게도 결국 소비. 근래 식탁에도 세월이 묻어나길래 식탁보를 골랐고 에코백, 비치백도 샀다. Butter than yesterday 라니. 어제와 오늘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나 자신에게 부담을 계속 지우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까지 들었던, 버거운 요즘이었는데. 어제보다 오늘은 더 스무스하고 부드러워지길 바라는 주문 같아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모닝 은채. 단정하게 묶은 것보다 자고 일어나 헝클어진 머리가 더 잘 어울리는 너.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의 특별한 경험이나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던 것이 떠오르나 보다. 아침부터 색칠을..

2020.01.19 엄마를 기다리는 마음

출근을 3일 앞둔 아침 6시 41분. 7시가 되면 옆방에서 잠든 은채가 깨고 "엄마"하고 부를 시간. 일하는 엄마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 한 가운데에서도 은채는 적응을 위해 새 어린이집에 간다. 3년 만의 첫 출근인데, 은채는 새 어린이집으로 가는 3월인데,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덮쳐버렸다. 출근을 앞둔 나로서 제일 걱정되는 것은 은채의 엄마를 기다리는 마음이다. 나는 '다른 아이들보다 2시간 반 늦게 오는 것 뿐인데 뭐'라며 애써 괜찮으리라 무덤덤하게 넘기려고 하지만 희망사항일 뿐. 나는 이제 일을 해야하니까.. 은채를 믿어보자며 고작 인생 3년차에 든 아직 아가인 은채에게 기대보려고 한다. 일을 하고 싶은 엄마는 동시에 아이한테 야박한 엄마가 되어버리는 것일까. 엄마를 기다리는 마음. 그 마음을 생각하..

용산참사의 '원인'은 무엇이었는가, 영화 '두 개의 문'

두개의 문(2011). 다큐멘터리. 한국. 101분. 용산참사가 발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 원인은 무엇일까. '두개의 문'이라는 제목과 용산참사는 경찰의 무리하고 성급한 진압으로 이어져 있다. 경찰특공대는 망루로 가기 위해 두 개의 문을 뜯는다. 한쪽은 망루로, 한쪽은 창고로 향한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채. 용산참사의 원인은 이 '두개의 문' 제목부터 올라가면 차차 보이기 시작한다. 왜 경찰은 어느 문이 망루로 향하는 지도 모른 채 진압에 나섰을까? '진압을 서두르기 위해서' 였다면 무엇이 그렇게 급했을까? 이 진압을 명령한 김석기 경찰청장이 진압을 서두른 이유는 무엇일까? 새로 임명된 경찰청장으로서의 이 정권에 대한 충성심이었을까? 그렇다면 김석기 경찰청장의 충성심은 왜 강경하고 조급한 진압..

2015.07.11 제목만큼이나 미국적인 뮤지컬 '시카고(CHICAGO)'

신시컴퍼니 오페라의 유령, 캣츠, 위키드, 노트르담 드 파리...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를 마음 먹는다고 금방 다녀올 수는 없기에, 해외에서 내한하는 오리지널 뮤지컬 공연은 꼭 챙겨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세계 4대 뮤지컬은 캣츠,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은 꼭 언제 한 번 내한했으면 좋겠고, 영화로 먼저 본 레 미제라블, 공연으로 꼭 보고 싶다. 삼성 블루스퀘어에서 본 오페라의 유령은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화려했고 변화무쌍한 무대장치와 오케스트라에 몰입, 다시 내한한다면 또 다시 보고 싶은 뮤지컬이다. 위키드는 가장 최근에 무대에 오른 작품만큼 신선하고, 역시 미국 뮤지컬답게, 용을 형상화한 무대장치가 대단하다. 미국 뮤지컬은 그 연출력보다저 무대장치를 어떻게 만들었을..

2015.6.20~21 강원도 홍천 새소리캠핑장에서의 '떼캠'

난생 처음으로 떠난 '떼캠' 캠핑 카페에 가입한 허즈는 나에게 '떼캠'을 가보자고 했다. 카페에서 급번개 캠핑을 한다면서 우리도 어울려보자고. 둘이서만 가면 사실 무료하기도 해서 여러 사람과 가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동참. 새소리캠핑장은 오지야 오지. 포장 안 된 오프로드가 2km... 차가 혹시나 멈출까 겁이 났다... 흙이 유실되어 움푹 파인 것도 많아 결국 나오는 길에는 오른쪽 하단을 살짝 긁었다. 마티즈는 그렇게 하부가 낮은 차도 아닌데... 우여곡절 끝에 오후 12시쯤 도착하니 다들 와 계셨다. 오자마자 맛있는 밥을 얻어먹고(?) 텐트 치는데 한 시간~ (우리는 왕초보니까) 텐트 치고 나니 바로 비가 후두둑. 시원하게 내렸다. 우중캠핑, 걱정했던 것보다 아주 시원하고 좋아. 비 오니 아이들이 신났..

2015.6.10 프랑수아 플로르의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읽고

영화 '꾸뻬 씨의 행복여행' 중 한 장면 오랜만에 블로그에 독서 리뷰를 쓰려니 익숙하지 않다. 나에게 참 오랜만의 '끝까지 읽은 책'이다. 요즘 많은 시간 손에 모바일을 쥐고 있다보니, 이미지와 단문의 메시지가 아니면 문장을 제대로 다 읽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다.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쫓기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책을 들어올릴 때는 재미가 없거나 '지적 수확'이 없어 비효율적일까봐 선뜻 아무 책이나 들어올리지 못했다. 그렇게 많은 책을 시작하지 못했고, 이전에 구입해서 읽다 말았던 책들을 펼쳐보고, 닫는 행위의 반복이 지속됐다. 1년 남짓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내 나이에도 내 적성에도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시험을 치렀다. 그 시험이 '취직'이 아니라 다른 이유였다면 모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