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을 3일 앞둔 아침 6시 41분.
7시가 되면 옆방에서 잠든 은채가 깨고 "엄마"하고 부를 시간.
일하는 엄마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 한 가운데에서도
은채는 적응을 위해 새 어린이집에 간다.
3년 만의 첫 출근인데,
은채는 새 어린이집으로 가는 3월인데,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덮쳐버렸다.
출근을 앞둔 나로서 제일 걱정되는 것은
은채의 엄마를 기다리는 마음이다.
나는 '다른 아이들보다 2시간 반 늦게 오는 것 뿐인데 뭐'라며
애써 괜찮으리라 무덤덤하게 넘기려고 하지만 희망사항일 뿐.
나는 이제 일을 해야하니까.. 은채를 믿어보자며
고작 인생 3년차에 든 아직 아가인 은채에게 기대보려고 한다.
일을 하고 싶은 엄마는 동시에 아이한테 야박한 엄마가 되어버리는 것일까.
엄마를 기다리는 마음.
그 마음을 생각하며 나는 회사에서 얼마나 애닳을지...
퇴근길 사람들을 헤치며 더 빨리! 빨리! 얼마나 종종거릴지...
하지만 은채의 엄마를 기다리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일찍 끝날 수 있다면.
내가 그렇게 빨리 달려와서 은채가 힘들지 않을 수 있다면.
드라마 하이바이마마를 보다가
어린이집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며 조금 울다가 적는다.
물론 나도 잘 알고 있다.
어떤 상황이든 결핍은 존재하며 그걸 내가 채워줄 수는 없다는 걸.
나는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내 최선을 약속하며 은채에게 미안해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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