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하는 호호아줌마/리뷰

2012. 12. 26 사소하지만 가장 어려운 전부 '오페라의 유령'

날카로운 호저 2015. 5. 22. 18:35





'오페라의 유령'의 25주년 

'불멸' 그리고 '불후'의 수식어가 붙는 작품들로부터 우리는 시대와 공간. 모든 류의 경계를 초월할 만한 명작의 힘을 실감하고, 그로부터 영감을 얻는다. 나에게 도스트예프스키 일련의 작품들이 그렇듯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도 강한 명작의 힘을 지녔다.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깜장눈썹님께 감사)


몇 년 전, '오페라의 유령'이 유행했던 시절을 기억한다. 뮤지컬에 힘입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던 시절. 나는 그 흔한 뮤지컬 넘버도 한 번 들어보지 못하고, 원작부터 읽었다. 원작만으로는 기이함에서 기인하고 증폭되는 공포.  그리고 사랑인지, 선망인지, 동정인지 알 수 없는 불분명한 크리스틴의 감정에 의문을 가졌던 것이 기억난다.


관람하는 동안 25주년을 기념하는 '오페라의 유령'의 당위성을 느낄 수 있었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여운이 남는 넘버들이  관객들의 귓가와 입가를 맴돌고, '오페라의 유령'을 관객들의 마음에 각인시킨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주옥 같은 뮤지컬 속 넘버들은 '청출어람'이라는 평가가 망설여지지 않을 만큼 원작보다 강력했다. 뮤지컬로 시작돼 영화, 원작 소설로 이어진 흥행 방식이 이를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



장애로 인해 마음 속의 장애를 얻고, 그렇게 오페라 극장의 지하에서 사는 '유령' 같은 존재. 장애로 인한 폐쇄. 그 폐쇄에서 기인되는 '유령'의 집착. 하지만 순수성을 간직하고 있는 '유령'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은 무엇인지, 상처는 곧 장애. 그의 표출과 치유를 생각하게 한다.



'부서진 샹들리에'의 일석이조

이야기는 경매장에서의 '부서진 샹들리에'부터 시작된다. 하나의 극적 장치로 활용되는 샹들리에. 웅장한 음악이 울리며 번쩍이는 샹들리에가 무대 위에 자리를 잡는 순간. 관객들은 샹들리에와 함께 '오페라의 유령'의 오페라 극장에 있다. 샹틀리에를 이용한 연출 효과는 무대 위에서 관객들의 눈길을 잡아끌었고 이야기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무대를 자유자재로 쓰는 능숙한 무대 연출력이 대단했다. 한국 공연에서 보지 못했던 신선한 연출과 예상을 뛰어넘는 스케일이 감동을 증폭시킨 건 당연. 22번의 무대 전환, 230벌의 무대의상, 281개의 촛대, 250kg의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했다고.



나의 눈물을 부르는 넘버 'All I ask of you'

나에게 가장 아름다웠던 노래. 크리스틴의 진실한 가사가 마음을 울렸고 눈물을 불렀다. 

매일 낮과 밤, 그리고 일생 동안 변함 없이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그의 약속이 진실하기를 소망하는 마음. 

세상의 모든 여자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사랑하고 싶다고 부르짖는 남자에게 원하고 바라는 것 몇 가지. 

크리스틴이 라울에게 '바라는 전부'는  비록 사소한 것이지만, 동시에 가장 어려운 것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기에...





Say you love me every waking moment

당신이 깨어있는 모든 순간마다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줘요

turn my head with talk of summertime  

아름다운 이야기로 나를 위로해주세요

Say you need me with you, now and always  

나와 함께 있고 싶다고, 지금도, 언제까지라도 그럴 거라고 말해줘요

promise me that all you say is true 

당신의 모든 말이 진실이라고 약속해줘요

that's all I ask of you 

그것이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전부랍니다


All I want is freedom, a world with no more night  

내가 바라는 건 오직 뿐이에요. 암흑의 밤이 없는 세상

and you always beside me 

그리고 당신이 언제나 내 곁에 있는 것

to hold me and to hide me 

날 붙잡아주고 보호해주는 것


Say you'll share with me one love, one lifetime 

말해줘요, 나와 하나의 사랑을, 일생을 함께 나누겠다고

say the word and I will follow you 

그렇게 말해준다면 난 당신을 따르겠어요

Share each day with me, each night, each morning 

하루하루를, 매일 밤에도 낮에도 함께이기를

Love me.  that's all I ask of you 

날 사랑해줘요. 그것이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모든 것이랍니다